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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VESTMENT

[Mint]글로벌 큰손들, MAGA·테슬라 비중 줄이고 월마트·메이시스 사들여

by 여의도 오빠(테크와 투자의 신박한 만남) 2021.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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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전환기, 포트폴리오 살펴보니

지난해 4분기는 투자의 전환기였다. 신종 코로나 백신 등장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세계 증시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세계적 대형 투자자들은 이 변화를 타고 어떻게 투자 전략을 바꿨을까. Mint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큰손’들의 투자 보고서(Form 13F·키워드)를 분석해 봤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레이 달리오 회장의 브리지워터어소시에이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미국 월가(街)의 대표 퀀트(계량분석) 헤지펀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 강세장을 잘 예측한다는 데이비드 테퍼의 아팔루사 매니지먼트 등 총 5곳이다.

큰손들은 지난 한 해 증시 랠리를 주도한 대형 기술주들을 일부 팔아 차익을 실현했다. 대신 경기 변동에 민감한 업종들을 새롭게 담았다. 미래에셋대우증권 박희찬 이사는 “4분기에 있었던 미 대선 결과에 따라 경기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 선제적으로 경기 순환주로 포트폴리오를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ELL: 애플, 기술주, 금

글로벌 큰손들은 기술주를 대거 팔아치웠다. 특히 애플 주식을 판 기관이 많았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가장 많은 5716만주를 팔았다. 세계 3대 자산운용사 뱅가드(2551만주)와 블랙록(1331만주), 스테이트스트리트(3428만주)도 애플을 일부 팔았다. 애플의 2대 주주였던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번 대량 매도로 3대 주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애플이 여전히 이 회사 투자 포트폴리오의 43.6%를 애플이 차지하고 있다. 증권 업계는 “애플 주가가 지난해 80% 넘게 치솟자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라고 풀이했다.

다른 대형 기술주들도 큰손들의 바구니에서 대거 빠져나갔다. 블랙록은 MAGA(애플·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구글)로 불리는 4대 기술주를 일부 처분했다. 수학자 출신 제임스 사이먼스가 창업한 르네상스 테크놀로지는 대표적인 코로나 비대면 수혜주인 줌(Zoom) 비디오 주식을 286만주 팔았다. 레이 달리오 회장의 브리지워터는 보유했던 테슬라 주식 3만5650주를 전량 매도했다. 중국 대표 기술주 알리바바도 큰손들이 많이 판 주식 중 하나다. 작년 4분기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의 고강도 반독점 규제로 주가가 급락했다. 블랙록이 177만주, 아팔루사가 32만주를 팔았다.

금(金)도 주요 매도 대상이었다. 신종 코로나 대유행으로 세계 경제 불안이 고조되면서 금은 작년 8월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2000달러를 돌파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 경기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주식과 비트코인 등 위험 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180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브리지워터는 세계 최대 금 ETF(상장지수펀드)인 SPDR골드트러스트(GLD)를 248만주 팔아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GLD의 비율을 11.6%에서 4.6%로 줄였다. 블랙록도 GLD 270만주를 팔았다. 버핏 회장은 금광업체 배릭골드 지분 1200만주를 전량 매도했다. 버핏은 원래 원자재 투자를 선호하지 않았지만, 지난해 2분기 코로나로 금값이 오르자 처음으로 배릭골드에 투자했다가, 2분기 만에 다시 빠져나왔다.

BUY: 에너지, 소비재, 금융

기술주와 금을 팔아치운 큰손들이 대신 사들인 것은 이른바 ‘경기 순환주’다. 실물 경기에 따라 실적에 큰 영향을 받는 기업의 주식을 말한다. 에너지, 금융, 식·음료, 유통 등이 속한다. 올해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 소비가 되살아나 이들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미리 싼 가격에 담아둔 것이다. 브리지워터는 3분기에 새로 사들였던 월마트(168만주)와 코카콜라(250만주), P&G(147만주)를 4분기에 두 배 더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팔루사는 원래 보유하지 않던 미국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 주식을 640만주 새로 샀다.

에너지주도 집중적인 관심을 받았다. 소비가 회복되면 원유 수요가 높아져 그동안 부진했던 에너지주가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올 들어 국제 유가는 25% 상승하며 13개월 만에 처음으로 60달러 선을 넘었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미국의 양대 정유회사 중 하나인 셰브론 주식을 4850만주 사들였고, 아팔루사(810만주)와 르네상스 테크놀로지(199만주)가 대형 셰일가스 업체인 옥시덴탈 페트롤리움의 주식을 매입했다. 전부 이전엔 보유하지 않던 종목이다.

큰손들은 금융주 투자도 늘렸다. 블랙록이 모건스탠리 주식을 1693만주 사들였고, 르네상스테크놀로지는 뱅크오브아메리카(112만주)와 뉴욕멜론은행(133만주) 보유량을 늘렸다. 브리지워터는 JP모건(41만주)과 뱅크오브아메리카(140만주), 시티그룹(37만주), 웰스파고(71만주) 등 미국 주요 대형 은행 주식을 새롭게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전문가들은 최근 미 장기 국채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은행 실적이 호조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신한금융투자 최유준 수석연구원은 “통상 경기 회복 초입에는 경기 순환주가 상대적으로 우세하고, 금리 상승 효과까지 더해져 금융주를 비롯한 가치주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을 고려한 투자로 보인다”며 “2분기가 지나면 경제 회복이 본격화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라고 했다.

[Form 13F(13F 보고서)]

미국 증시에서 1억달러(약 1106억원) 이상을 운용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매 분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해야 하는 자산 운영 내역 보고서.



출처 : 조선일보 [MINT 신수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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